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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rpt from “Locating Rag Face: The Enigma of Semblances,” in Yoon Ji Seon, Hatje Cantz, 2014.

Written by Young Min Moon (Artist/Critic)

 

Yoon is an artist who deploys photography, rather than a photographer per se.

Essentially, her work is an undoing of photography in her move toward painting. Yoon explores ways of creating a different kind of illusory order, and probes the enigma of semblances by questioning and substituting what photography offers: the fixed illusion of the photographic truth. The reverse sides of the Rag Face series reveal a different kind of indexical function. The photographical index has been replaced with another kind of index: the traces of the sewing.

<누더기 얼굴> 더듬기: 모습이라는 난제(발췌)
문영민(작가/비평)

 
윤지선은 사진가라기보다는 사진을 사용하는 예술가이다. 그의 사진은 바느질 행위를 통해 변질되고, 복잡해지고, 파괴될 때 비로소 의미를 지니게 된다. 기본적으로 윤지선의 작업은 그가 회화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일종의 사진의 해체라고 볼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윤지선은 상이한 종류의 환영적 질서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탐구하고, 사진이 제시하는 것에 대해 의문시하고 그것을 다른 물질과 이미지로 대체함으로써 외형, 또는 모습이라는 난제를 풀어간다. 요컨데, 그의 작업은 사진적 진실이라는 고정된 환영을 해체하는 것이다. 

 
Sewn Face, Statement of Arachne

Somi Sim(Curator, Gallery Skape)

 

Arachne is a protagonist from Greek mythology, and she is still well known to us. She boasted of her weaving skill and competed with a goddess. She was then doomed to become a spider. She wanted to surpass her own fate and destiny with her weaving skill, but her desire was paid for with an unbearable and irreversible punishment, cursed to being a spider to spin her web for the rest of her life. Once turned into a spider, she does not desire anything else but to weave. Since ancient times, weaving, needlework and sewing were regarded as women’s work and treated with contempt. The purpose of needlework was simply regarded as either for ornamental or practical purposes. Yoon Ji-seon’s works allow us to reflect on the meaning/concept of weaving which have immanently born limitations and restrictions since ancient times.

 
직조 행위로서 직조된 얼굴
심소미(큐레이터, 갤러리스케이프)
 

그리스 신화에서 베 짜는 기술을 뽐내다 신과 기술을 겨룬 죄로 거미가 되어버린 아라크네라는 여인이 있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금기를 베 짜는 행위를 통해 뛰어넘으려 했으나, 욕망에 대한 대가로 평생 실을 짜게 된 운명에 처한다. 거미가 되어 ‘직조’ 그 이상은 어떤 것도 욕망하지 못하게 된 아라크네의 저주처럼 이후로도 베 짜기, 바느질, 재봉질 등 직조 행위는 과거로부터 계속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국한되며 장식과 실용적 목적 정도로 도구화되어 왔다. 윤지선의 재봉 작업은 이렇게 과거로부터 이미 한계 지어진 ‘직조’를 다시금 고찰하게끔 한다.

 
Blue Dot ASIA 2009

 

 

Artists are often attracted to a work not because of the created object but because of the pleasure they feel in the process of creating works. So is Yoon's work. The method of sewing the photo might look uninteresting, but it is harmonious with the quality of the painting and maintains the aesthetic elasticity. she enjoys the play not derived from the body, the point where the artist moves and feels, makes her work more direct and twinkling, and it is close to herself.

윤지선의 작업
이강욱(미술인)
 

대가(大家)의 경우를 제외 하고 말하자면 작가들은 아마도 자신이 만들어낸 창작물보다는 창작 과정에서의 희열이 작품을 이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윤지선의 작업이 바로 그러하다.

 

작가는 몸에 대한 관심을 즉발적(卽發的) 사유를 통해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다소 이질적인 것들을 결합하는 것에서 모종의 쾌(快)를 느끼는 듯하다. 인물-신체에 대한 일종의 스크래치(scratch) 혹은 문신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이번의 작업은 얼굴 사진 위에 가한 무수한 재봉질과 실들의 중첩 등으로 이미지와 관념의 충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실들의 색감과 재봉라인의 거친 흔적들은 붓질의 회화를 연상시키기 충분하고 이미 그렇게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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